여드름·피부염 있으면 운동후 세안 철저
땀띠·액취증 자주 씻고 헐렁한 옷 착용
다한증엔 교감신경 차단술 널리 사용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흐른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게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피트니스센터나 찜질방을 찾아 일부러 땀을 빼는 사람도 많지만 땀이 건강에 좋기만 할까. 땀은 체온조절을 하는 역할도 하지만 신체 이상을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땀은 우리 몸의 냉각수땀은 99%의 물과 나트륨, 염소, 암모니아 이온 등으로 구성된다. 묽게 탄 소금물로 생각하면 된다. 항온동물인 사람은 체온이 높아지만 몸밖으로 열을 내보내야 하는데 체온조절의 80%를 땀이 담당한다. 더울수록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교감신경의 흥분과 매운 음식 등 자극에 의해 땀이 발생하기도 한다.

땀은 피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피부건조 예방, 노폐물 배출, 피부각질 탈락 및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여드름, 아토피성 피부염 등 염증성 질환이 있다면 땀 때문에 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땀에 포함된 산 성분이 정상적인 모공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화장을 한 채 흘리는 땀은 피부건강에 치명적이다. 화장을 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여성이 많은데 이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여드름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다면 여름철 과도한 야외운동을 피하고, 땀을 흘리고 난 후 세안을 철저히 한다.

▲땀띠, 액취증, 발냄새, 다한증땀띠는 땀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땀샘이 막히면서 배출하지 못한 땀이 피부 아래로 배어들어가 염증과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다.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땀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땀띠가 피부에 넓게 퍼졌을 경우 체온조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땀띠가 발생하면 자주 씻고, 통풍이 잘 되도록 면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도록 한다.

겨드랑이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이 원인이다. 냄새가 심하지 않다면 항균비누로 자주 씻고, 겨드랑이털을 제모하면 도움이 된다. 발냄새는 에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이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피부각질층을 분해하면서 발생한다. 발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씻은 다음 발을 완벽하게 건조하는 게 중요하다.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은 주의가 필요하다. 땀이 많은 이유가 땀샘 이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질병 때문인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에 한정돼 나타나는 원발성 다한증은 비수술적인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아예 수술로 땀이 발생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현재 다한증을 치료하는 수술로 흉강 내시경을 이용한 교감신경 차단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덥지 않아도 땀이 많다면날씨가 덥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땀을 많이 흘린다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땀이 많은데 이유없이 체중이 줄고 식욕이 증가한다면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주로 밤에 심하고 이불을 덮지 않았는데도 땀을 많이 흘린다면 결핵 등 만성 감염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또 40세 이후 갱년기 여성에게도 자고난 후 땀 때문에 몸이 축축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날씨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다면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며 “비만, 음주, 스트레스 등도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원인으로 증세가 심각하다면 의사와 상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