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 피부가 과민한 경우 ‘명현현상’이라는 말을

한번 쯤 들어보게 된다. 일반적인 화장품 사용 시 기존에 사용하던 화장품에서

새로운 화장품으로 교체하거나 기능성 제품을 이용할 때 피부에 나타나는 변화를

가리켜 이러한 명현현상으로 설명하는 화장품들이 많다.모 화장품의 경우 초기

사용 시 '피부에 따라 명현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홍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광고문은 특히 한방을 이용한 제품이나 천연화장품,

아토피관련 제품들에게서 크게 눈에 띤다.

이는 실제로 명현현상이라는 말 자제가 한방에서 주로 쓰며 양방에서는 거의

안 쓰는 말이기 때문에 두드러진다.

명현현상을 주장하는 가장 일반적인 정의로는 인체의 자생적인 치유능력에 무게

를 둔다.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고 이는 오히려 제품의 능력을

제대로 표현하는 증거가 된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명현현상은 보통 2~3일이면

없어지며 길어도 1주를 넘기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의학적인 근거는 있는 것일까? 실제로 양방에서도 비슷한 견해가 있다.

다른 말로 ‘적응기’라 표현할 수 있다.

미소인피부과 김한구 원장은 “일부 기능성제품과 같이 피부의 관리가 아닌

치료나 개선의 목적인 경우, 피부가 민감하거나 약한 사람은 과도한 치료 효과로

인해 강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 어떻게 구분하지?

그렇다면 피부의 명현현상과 일반적인 피부알러지 및 거부반응 등과는 어떠한

구분점이 존재할까? 첫째로는 나타나는 증상이 예측 가능한가의 여부다.

이는 기능성 화장품들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김 원장은 “일시적으로 피부자극이 일어날 수 있어서 양을 줄이거나 약간 쉬었다

가 바르면 자극 증상이 약해지고 점차 적응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적응기에는 각 기능성 제품마다 어떤 적응증상이 생길지 예측이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둘째로는 추후에 재접촉했을 때 같은 현상이 계속되거나 더 심하게 생기느냐다.

만약 후자의 경우처럼 심해진다면 이는 적응 반응 아닌 알러지(접촉성 피부염)를

의심할 수 있다. 김 원장은 “100%는 아니지만 알러지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가려운 반면 적응기의 경우 각 제품마다 다르지만 가려움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려움 여부로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 전성분표시제, 적응기 구분 쉬워지나?

그렇다면 화장품 선택에 있어 이러한 명현현상을 비롯해 적응기가 있을 수 있는지

미리 알 수는 없을까?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전성분표시제 실시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 미용관련학과 A교수는 “일부 기업에서는 부작용을 숨기는 경우가 있다”며

“전성분표기제를 시행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의 알권리차원에서 반드시 돼야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예를 들어 라놀린이라는 양모에서 추출한 원료의 경우 원료특성상

미세한 털이 들어있을 수 있어 민감성피부나 여드름피부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해당자들은 이러한 성분이 함유된 제품 구입 시 아무래도

더 고려하게 될 것 아니겠냐는 뜻을 내비쳤다.

A교수는 “자신이 현재 쓰고 있는 제품과의 궁합은 어떠한지 등등 성분에 대한

자세한 기록과 설명이 있다면 앞으로 이러한 고민들이 덜어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일부 기능성제품의 경우 농도가 높고 강하므로 약의 특성과

부작용, 바른 후 생길 수 있는 반응 등에 대해 사용자가 자세히 알아야한다.

따라서 일부는 약물의 병태 생리학적인 작용기전과 작용 후 분해되는 과정 등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의사에 의해서 처방되고 사용돼야한다.

그것은 예측 가능한 일반적인 기능성제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원장은 “예를 들어 미백이나 주름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A 제품은

따끔따끔한 느낌이나 각질, 붉어지는 증세가 예측가능하지만 이는 개개인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에 따라 양을 조금씩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기능성제품 사용 전 테스트 꼭 해야’

한편 과민성 피부의 경우 새로운 화장품을 쓰기 전에 불안하다면 반드시 테스트를

거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주로 귀 뒤 부분이 테스트 부위로 적당하다. 김한구 원장은 “잘 안 보이는 곳이

기도 하지만 얼굴 피부와 거의 같은 피부라고 볼 수 있어 손과 팔등보다 좀 더

확실한 반응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스트 관찰기간은 보통 약간의 제품을 바른 후 1~2일이 소요된다.